인간에 대한 평가에서 치명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이중인격자라는 것일 듯하다.
그런데 이중인격자가 아닌 인간이 있을까?
모르겠다.
내가 65억이나 된다는 세상 사람을 모두 겪어본 것은 아니니까.
그런데 나의 체험 범위 안, 이렇게 금을 그어놓고 볼 때, 이중인격자가 아닌 경우는 없었다.
우선 나 자신부터 그렇다.
고매한, 그런 경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최소한 빤히 속보이는 짓 정도는 하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희생도 바친다고 바쳤다. 그런데 단적으로 딱 잘라 말해서, 나는 능란하게 철두철미하게 이중적이었다. 이중인격자의 다른 표현은 아마 위선자가 될 듯하다. 이렇게 적고보면 이중인격자보다 더 지독한 욕이 될 듯한데, 어찌하려, 나는 아니다, 그렇게 주장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죽어라 열심히 살았는데 겨우 이중인격자? 또는 위선자? 기가 칵 막히다. 그러나 역시, 나는 아니다, 그렇게 주장할 수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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