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번호 **08*0-*8508*7
이 세상을 낙원이라 하면
현실은 너무 고통스럽지만
이 세상을 감옥이라 하면
현실은 다소나마 행복해진다.
간수도,창살도 없는 나의 감방에는 텔레비전도 있고
전축도 있고 전화도 있고 어항도 있고 화분도 있고
읽을거리도 있고,
아침이면 신문도 온다.
물론 매끼니마다 사식을 즐기고,
술도 마실 수 있다.
가족들은 언제나 특별면회 상태고
타인을 만나는 것도 내 마음대로다.
영화 구경도 하고 여행도 간다.
낮잠을 자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고
투정도 용납된다.
약간의 노역,얼마만큼의 고독.
그쯤이야 뭐 .
이만하면 호화판 수형생활이 아닌가.
나는 틀림없이 복중에도 대복을 타고난
희대의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이 세상을 낙원이라 하면
하루하루가 지옥같지만,
이 세상을 아예 감옥이라 하면,
어제는 그런 대로 추억할 만하고
오늘도 그런 대로 살아볼 만하고
내일은 또 그런 대로 기대해볼 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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