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 잡설

수퍼스타케이 5 - 올해는 스타가 없는 듯

호미쟁이 2013. 10. 26. 10:54

어제 처음으로, 수퍼스타케이 5를 보았다. 다섯 명이 나와 노래를 불렀고, 그중 하나가 탈락했다. 200만 명이 넘게 참여했다니까 그중에서 살아남은 다섯은 당연히 대단해야 할 텐데, 어제 처음 본 다섯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대중연예인은 대중을 압도할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수퍼스타케이가 배출한 가수들 가운데 내가 으뜸으로 생각하는 이는 장재인이다. 장재인은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압도적이었다. 자작곡 불러도 돼요, 하고 물었고, 이승철 심사위원이 의자 좀, 하고, 스탭 쪽을 바라보니까, 장재인은 아니, 괜찮아요 하며 철푸더 바닥에 앉아 기타를 조율했고, 그러자 심사위원 셋이 모두 포복절도했다. 이어지는 장재인의 노래. 좋았다. 나는 장재인이 우승할 줄 알았는데, 심사위원들 의견은 달랐다. 그 뒤 내내 지켜보았는데, 장재인은 단연 발군이다. 이번에 남은 다섯에게는 대중을 압도할 수 있는, 그래서 대중을 흡인할 수 있는 그런 매력이 없다. 가창력도 이토록 거창한 오디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아마 주최측에서도 그것을 헤아리고 있는 듯하다. 노래가 시작되기 전에 무슨 뮤직비디오를 찍는 장면이라면서 아마 4,50분 동안이나 허섭쓰레기 같은 그림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그랬다. 그 허섭쓰레기가 그 뒤의 메인 장면들을 망쳐버렸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더러 보는 편인데, 지금까지 보아온 것 중에는 에스비에스의 케이팝스타가 가장 나아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보아가 빠진다. 케이팝스타가 괜찮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보아다. 보아의 시선은 자주 감동적이었다. 나는 그 프로그램 전에는 보아를 본 적이 없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보아를 보고 처음에는 30대 후반쯤 되는 줄 알았다. 그의 시선은 그만큼 노숙했다. 그런데 이십대 중반. 놀라웠다. 그것이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더구나 다른 나라에서 감내해내야 했던 보아가  경험한 고독의 상처 같아 안쓰러웠다. 유희열은 보아의 대안이 될 수 없다. 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다시보기를 통해 더러 볼 때, 유희열이 나오는 부분은 빨리 감기를 해서 넘어간다. 괜히 젠체하는 그의 희죽희죽 웃음이 소름을 돋게 하기 때문이다. 케이팝스타에서 유희열이 낡은 껍질을 벗어주기를 바란다. 유희열을 위해서가 아니라 케이팝스타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은 위해서다.